실수는 왜 반복될까

장기를 두다 보면 누구나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이 실수는 지난번에도 했는데..."

분명히 한 번 배운 내용이고,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수인데도 실제 대국에서는 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력 향상의 과정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복기를 할 때는 실수가 쉽게 보입니다. 대국이 끝난 후에는 결과도 알고 있고,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습니다. 차분하게 상황을 살펴보면 놓쳤던 수가 눈에 들어오고 잘못된 판단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대국은 다릅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여러 가지를 동시에 생각해야 하고, 상대의 의도도 파악해야 합니다. 긴장감까지 더해지면 평소에는 보이던 것도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수를 이해하는 것과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은 익숙한 방식으로 생각합니다

실수는 종종 습관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초반에 차를 성급하게 전개한다거나, 뚜렷한 계획 없이 상을 희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습관적으로 궁수비를 하다가 상대의 급소를 공략할 기회를 놓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습관은 한 번 실수를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형성된 사고방식은 반복적인 연습과 경험을 통해서만 조금씩 바뀝니다.

그래서 같은 종류의 실수가 여러 번 반복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실수는 문제를 알려 주는 신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수를 단순한 문제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력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실수는 오히려 중요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약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너무 공격에만 집중하다가 역습을 허용한다면 문제는 그 한 수가 아니라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보는 능력에 있을 수 있습니다.

실수는 결과가 아니라 원인을 찾아야 가치가 생깁니다.

반복되는 실수는 성장의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실력이 향상되는 과정에서는 같은 실수가 여러 번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인식하고 조금씩 줄여 나가는 사람이 성장합니다.

예전에는 실수조차 모르고 지나쳤다면, 이제는 복기할 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대국 중에도 실수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결국 실수가 사라지는 과정은 한 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단계를 거쳐 진행됩니다.

마무리

실수는 누구에게나 발생합니다. 그리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것 역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유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어떤 생각이 부족했는지, 어떤 습관이 영향을 주었는지를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력 향상은 실수를 완전히 없애는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실수를 발견하고, 이해하고, 조금씩 줄여 나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어쩌면 실수가 반복된다는 것은 아직 부족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